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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F Canada 시험 응시 후기 (2022년 5월 캐나다 밴쿠버 응시)

by 말뭉치 2022. 5. 14.

 

TEF Canada 시험 응시 후기 (2022년 5월 캐나다 밴쿠버 응시)

 

TEF (Test d'évaluation de français) 시험을 봤다. 캐나다 달러로 무려 350불을 지불하고 밴쿠버 다운타운 Thurlow가에 있는 교육 센터에서 시험을 치렀다. 시험 장소에 도착해서 여권을 보여주고 본인 확인 후 바로 시험을 시작했다. 도착하니 나까지 네 명의 candidate이 있었는데, 다 젊은 프랑스인들이었다. 다들 PR 따려고 시험 치른다더라. 당연히 아이엘츠도 볼 것 같아서 아이엘츠 봤냐고 물었더니 그게 뭐냐고 되묻던 사람들. 영어시험이라고 말하니까 자기들은 안 봐도 된다고 했다. 암튼 시험 얘기로 돌아가면..

 

네 가지의 스킬을 아래의 순서로 본다.

 

1. compréhension écrite (리딩) - 60분 50문제

2. compréhension orale (리스닝) - 40분 60문제

3. expression écrite (라이팅) - 60분  deux sujets

4. expression orale (스피킹) - environ 20분  deux parties

 

 

  *미리 알고 가면 좋은 정보들!*

      -스크린에 시간이 표시되기 때문에 쉽게 남은 시간을 체크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다

      -모든 시험에서 노트 필기 불가 (연필, 종이 주어지지도, 가져가는 것도 안됨)

 

 

 

1. compréhension écrite - 60분 50문제

 

첫 10문제는 매우 쉬웠다. 표지판 같은 것을 보고 무슨 메시지인지 판단하는 문제부터 전단지 정보 파악하기와 같은 문제들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긴 지문이 나온다. 한 삼십 분 지나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선택지도 길어져 두세 번 읽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특히 내용도 어렵고 단어도 생소한 지문이 있었는데, 그 지문 읽고 내용 파악하다가 시간을 많이 써버렸다. 다행히 마지막 10문제는 매우 쉬웠다. 마지막 10문제는 같은 의미지만 다르게 표현한 문장을 찾는 유형이다. 

 

  *tip: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처음 10~15문제와 마지막 10~15문제를 먼저 빨리 풀기를 권한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을 중간에 긴 지문을 읽고 내용 파악하는데 쓰기를! 

 

 

2. compréhension orale - 40분 60문제

 

리딩 시험처럼 이것도 처음 20문제, 마지막 10문제는 쉽다. 그렇다고 리딩시험처럼 순서를 달리하며 풀 순 없다. 오디오가 시작되면 pause 없이 1번부터 순서대로 푼다. 리스닝 시험을 대하는 최고의 전략은 그냥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도 유형마다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내용이 있다.

 

     *tip: section b인가? 자동응답기에 남겨진 짧은 메시지를 듣고 사람 간 관계를 파악하는 문제가 6개 있다. 총 네 개의 옵션이 있는데 familial은 가족, amical은 친구, professionel은 일 관련, publicitaire은 광고성 전화다.  tu를 쓰면 familial이나 amical, vous를 쓰면 professionnel 또는 publicitaire인 것은 아마 다 알 거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 tu를 쓰는 직장 동료끼리 일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 amical 이 아니고 professionel이다

 

 

3. expression écrite - 60분  deux sujets

 

알다시피 불어는 악썽 때문에 키보드 선택이 중요하다. 시험 신청을 하면 qwerty와 azerty 중 키보드를 고르라고 이멜이 온다. 나는 azerty는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qwerty를 선택했다. 시험 전에 이 부분이 은근 신경 쓰여서 미리 이멜로 문의를 했는데, 뭐 어떤 경우든 버츄얼 키보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답이 왔다. 버츄얼 키보드? 가상 키보드가 뭐지 싶었는데, 시험 때 보니 악썽만 쓰여있는 키보드 모양의 키보드가 스크린에 있다. 감독관 말로는 우선 글을 다 쓰고 버츄얼 키보드를 써서 악썽이 필요한 곳에 클릭을 해서 입력을 하라는데, 악썽이 한두 개도 아니고... 그렇게 하다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내맘대로) 자판 배열을 미국-인터네셔널로 바꿨더니 평소처럼 문제없이 타이핑할 수 있었다. 

 

라이팅은 두 파트로 구성돼있다. 첫 번째는 신문 사회면 기사 앞부분이 주어지면 뒷부분 이야기를 지어내서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80 mots 만 쓰면 되기 때문에 상상력이 부족해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내 생각에 첫 번째 파트의 중요 포인트는 시제인 것 같다. 과거, 반과거, 대과거, 조건법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목표로 글을 쓰면 될 것 같다. 오늘 주어진 기사는 "로또에 당첨된 한 커플이 돈을 수령하기 위해 갔는데 문제가 생겼다... " 머 이런 오프닝이었다. 내가 쓴 내용은 다소 쇼킹해서 여기에 적기가 좀 그렇다.

 

두 번째 파트는 주어진 의견에 대해 최소 논거 세 개를 들어 반박하는 에세이 쓰기다. 외국어로 에세이 쓰기를 안 한 지 몇 년 돼서 시험 전에 사실 이 부분이 가장 걱정이었다. 하지만 웬걸... 가장 쉽다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예전에 연습을 꽤 많이 했던 거라 그런지 다행히 여전히 수월하다고 느꼈다. 200 단어만 쓰면 되는데 쓰다 보니 300 단어 가까이 썼다. 

 

토픽은 '100년 전에 비해 여성의 지위는 올라가지 않았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지금 보니 반박하기 쉬울 정도로 워낙 강한 주장이긴 하다. 시험 보기 전에 감독관이 짧은 문장으로 간결하게 쓰는 게 좋다고 팁을 줬는데, 이게 고득점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감독관이 도움을 주려고 한 말이겠지만 결국 그는 채점자는 아니기 때문에 tef evaluation criteria를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나 이런 문장도 (틀리지 않고) 잘 쓸 수 있다'를 보여주는 것이 고득점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파트 투 글쓰기의 핵심은 에세이 기본 스트럭쳐를 지키면서 논리적인 글을 쓰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에세이를 쓸 때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생선가시 모형의 스트럭쳐가 머릿속에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인트로-바디1-바디2-바디3-컨클루션 순서로 글을 전개하고 각 논거를 소개할 때 en premier lieu, en deuxième lieu, en troisième lieu를 쓰고 최대한 명확한 구조의 글을 쓰려고 했다. 

 

 

4. expression orale - environ 20분  deux parties

 

마지막 시험이다. 다른 candidate과 시험을 치를 순서를 정한다. 순서 정하는 법은 뭐 따로 있진 않은 것 같다. 감독관이 누가 먼저 하고 싶은지 물어본다. 나까지 네 명뿐이라 그냥 이야기하면서 순서를 정했다. 나는 세 번째였고, 라이팅 시험을 마치고 한 시간쯤 대기 후 스피킹 시험을 치렀다.

 

스피킹 시험도 라이팅 시험처럼 두 파트로 나뉜다. 첫 번째 파트는 전단지 같은 것을 보고 전화 문의를 하는 것이다. candidate의 역할은 전단지를 보고 엑스트라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질문을 적절하게 해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전단지는 기차여행에 관한 것이었다. 보통 대략적인 정보만 있기 때문에 10~12개의 질문을 함으로써 구체적인 정보를 얻어야 한다. 전단지 문구 중에 restaurant à bord가 있어서 기차에서 어떤 음식을 제공하는지 메뉴를 물어보고 맛이 좋은 지도 물어봤다. 

 

두 번째 파트 역시 전단지가 주어지는데, 보통 첫 번째 파트의 전단지보다 덜 상업적인 내용이 담겨있는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토픽은 유기견 임시 보호할 자원봉사자를 찾는 annoce였는데, 내 친구 역할을 맡은 이그재미너한테 이 활동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친구는 온갖 이유를 말하면서 안 하려고 하는데, 그게 또 이그재미너의 역할인 거고. 예를 들어, 이런 대화가 실제로 오갔다. 

 

  나: "너 동물 좋아하잖아. 봉사활동에 관심있으니까 이거 한 번 해보는게 어때?"

  친구: "응 근데 나 요즘 일도 많고 바빠."

  나: "이 일은 그렇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아. 중요한 것은 니 마음이야. 너같이 좋은 사람이 해야지"

  친구: "응 고마워. 근데 동물이 떠날 때 난 감정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나: "응 그럴 수 있지. 하지만 넌 감정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강해질거야(?)" 

 

이런 식의 핑퐁을 10분 동안 하면 된다. 대화 끝날 쯤에도 설득이 잘 안돼서 결국엔 "넌 좋은 사람이야, 너가 해야 해. 내가 도와줄게, 해봐 해봐"이런 말을 많이 하게 됐다. 이그재미너와 즐겁게 대화하긴 했는데 점수가 잘 나올지 궁금하다. 

 

 

 *tip!

   -파트 1은 포멀한 세팅이다. 무조건 vous 써야 한다. 파트2는 캐쥬얼 세팅이다. 친구랑 대화하는 설정이기 때문에 tu를 써야 한다.

   -파트1은 보통 5분 정도 진행된다. 사이트에 보면 열개 정도의 질문을 하면 된다고 나오는데 질문의 수를 의식하지 않는 게 좋은 거 같다. 본질은 대화이기 때문에 내 질문에 대한 이그재미너의 답을 듣고, 그 답에 대한 꼬리 질문을 하는 편이 아예 새로운 질문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점수를 받는 법이 아닐까 한다.

   -육하원칙을 떠올리자! 당황하면 뭘 질문할지 생각이 안 날 수 있다. 그럴 때 육하원칙을 떠올려 où (어디서), quand (언제), qui(누구), quoi(무엇), comment(어떻게), pourquoi(왜) 의문사를 써서 질문하자. 이것만 해도 질문 6개는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의문사 위치를 달리해 다양한 형태의 문장으로 질문하는 것도 (유툽영상에 따르면) 고득점에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그 산행은 어디서 이루어지나요?"라는 문장은 아래처럼 다양하게 말할 수 있다.

      -La randonée se déroule où?

      -Où est-ce que la randonée se déroule?

      -Où la randonée se déroule-t-elle? 

   -스피킹 시험을 역할 놀이로 생각해라. 파트1에선 정보를 최대한 얻으려는 예의 바른 소비자에 빙의하면 되고, 파트 2에선 고집 센 친구를 설득시키려고 애쓰는 친구로 빙의하면 된다. 이그재미너들도 나름 연기를 해주기 때문에 분위기를 잘 타면 대화하느라 시간 간 줄도 모르고 어느새 시험이 끝나 있을 거다. 사실 나는 이 스피킹 시험이 은근 재밌었다. 

 

 

 

마지막으로 이 시험에 대해 알리고 싶은 것은 TEF 시험이 아카데믹한 시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TEF는 프랑스어로 일상생활이 가능한가를 판단하게 해주는 시험이다.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시는 분들, 특히 EE 추가 점수가 절실하신 분들은 한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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